자격증을 준비합니다.
대외활동도 찾아봅니다.
학점도 챙기고, 방학에는 인턴이나 어학 공부를 계획합니다.
요즘 대학생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왜 이걸 하고 있지?”
주변에서 필요하다고 하니 자격증을 준비하고,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활동을 하나씩 추가합니다.
해야 할 일은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자신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점점 흐릿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학생에게 또 하나의 목표를 만들어주는 것이 답일까요?
어쩌면 대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목표 하나를 더 추가하는 교육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바로 ‘목적의식’입니다.

1. 목표가 많은 것과 방향이 있는 것은 다릅니다
“이번 학기에는 학점 4점을 넘겨야지.”
“자격증 하나는 따야지.”
“방학에는 인턴을 해야지.”
구체적이고 좋은 목표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더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대학생목표설정에서 의외로 놓치기 쉬운 질문입니다.
목표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합니다. 목적은 ‘왜 그것을 하는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둘 사이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같은 자격증을 준비하더라도 남들이 취업에 필요하다고 해서 준비하는 학생과
자신의 관심 분야에 필요한 역량이라고 판단해서 준비하는 학생은 그 경험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생활설계는 해야 할 일을 빼곡하게 채우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지금의 선택이 그 방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대학생인성교육이 진로·취업교육과 만날 수 있는 지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2. “무엇이 되고 싶어?”보다 먼저 물어볼 질문
학생에게 미래를 물으면 우리는 흔히 직업부터 묻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어느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 방향을 찾지 못한 학생에게 이 질문은 오히려 어렵습니다.
조금 다르게 질문해볼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떤 순간에 가장 몰입했을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대학생활을 마쳤을 때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 있고 싶을까?”
바로 직업을 결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그 안에서 반복되는 관심과 가치, 강점을 발견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참여형 대학생인성교육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카드나 활동지에 적고 다른 학생과 이야기해보게 할 수 있습니다.
혼자 생각할 때는 평범하게 느껴졌던 경험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목적의식은 누군가 정해주는 답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에서 찾아가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3. 목적이 생기면 ‘하지 않을 것’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목적의식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모든 기회를 잡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대학생에게는 선택지가 많습니다.
공모전, 동아리, 자격증, 어학, 봉사활동, 대외활동, 인턴까지 무엇이든 해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기준이 없다면 다른 사람의 선택이 기준이 되기 쉽습니다.
친구가 자격증을 준비하면 나도 해야 할 것 같고, SNS에서 누군가 인턴을 시작하면 뒤처지는 기분이 듭니다.
반대로 자신의 방향이 조금씩 분명해지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남들도 하는가?”가 아니라,
“이 경험이 내가 원하는 성장과 연결되는가?”
목적의식은 정답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주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을 바탕으로 직접 선택해보는 경험은 대학생자기주도성과도 연결됩니다.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하는 학생을 넘어, 자신에게 필요한 경험을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학생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4. 목적의식은 거창한 인생 목표가 아닙니다
“내 인생의 목적을 정해보세요.”
20대 학생에게는 부담스러운 질문일 수 있습니다.
대학생활설계에서 목적의식을 다룬다고 해서 졸업 이후의 인생을 한 번에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가까운 미래부터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이번 학기에 어떤 경험을 해보고 싶은지.
나는 어떤 능력을 조금 더 키우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과 어떤 경험을 만들어보고 싶은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계획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이유를 붙여보는 경험입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다시 수정하면 됩니다.
목적은 학생을 하나의 길에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선택 앞에서 방향을 다시 확인하게 해주는 나침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대학비교과프로그램에서도 결과물 하나를 완성하는 것보다
학생이 자신의 경험과 선택을 연결하고 다음 행동까지 결정해보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대학에서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할 일 하나 더’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정말 많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학생 입장에서는 그 기회들이 때로는 또 하나의 ‘해야 할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비교과프로그램과 대학생인성교육을 기획할 때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더 가르칠 것인가만 고민하기보다,
학생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발견할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
지금까지의 경험을 돌아보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발견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직접 선택하고,
그 선택을 작은 행동으로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이 있어야 대학생목표설정도 단순한 계획표 작성을 넘어 실제 대학생활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사는 것보다 중요한 질문
대학생들에게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이미 충분히 바쁜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과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잠시 멈춰서,
“나는 왜 이것을 하고 있지?”
라고 질문해보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목적의식이 있다고 미래의 모든 답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선택해야 할 순간에 자신만의 기준을 하나씩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대학생자기주도성도 바로 여기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만들어준 길을 빠르게 따라가는 학생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가치에 비추어 다음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학생.
대학생인성교육이 해야 할 역할도 단순히 좋은 태도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학생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넘어 ‘나는 왜 이것을 선택하는가’를 생각하도록 돕는 것.
이번 학기 대학비교과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면 학생들의 계획표에 목표 하나를 더 추가하기 전에,
그 목표를 선택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부터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